8세 포커 신동 조은우 어린이

 

대구에 위치한 홀덤 프랜차이즈 KMGM의 한 매장. 8시간 가까이 토너먼트를 진행해온 결승 파이널 테이블에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다. 심각한 표정의 플레이어들 가운데, 어린 아이가 앉아서 어른들의 표정을 살피고 있다.

보드에 플랍이 깔린 상황에서 “첵”, “첵”, “벳!”, 앞에서 날아온 오픈베팅에 어린 친구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콜”을 외친다. 보드에는 에이스 한 장과 숫자 7, 8이 서로 다른 모양으로 놓여져 있다.

네 번째 공유카드인 턴자리에 숫자 제이카드가 깔리고 앞서 오픈베팅을 했던 플레이어가 “3만!”을 외치며 팟사이즈 베팅을 시도한다. 에이스를 가지고 있는 듯 보였고, 연속된 숫자들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리버카드를 보여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도가 느껴졌다.

나이를 물었을 때 8살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어린 친구는 무섭게 베팅으로 압박하는 상대를 한번 슥 보더니, 보드를 유심히 내려 보고 손을 들어 손가락을 내리며 까닥거리다가 “올인!”을 외친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스트레이트가 메이드 되었다는 확신으로 먼저 베팅한 플레이어의 반응을 쳐다보았다.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한참을 생각하던 어른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카드를 던졌다. “폴드...”, 올인을 받을 수 없다는 항복 선언이었다.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무표정으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올인을 외쳤던 이 어린아이가 갑자기 방긋 웃으며 자신의 카드를 보여줬다. 3, 3 낮은 핸드 파켓. 소름끼치는 블러프(상대방을 속이는 액션)였다. 멘탈이 나간 상대방은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블러프 카드를 일부러 보여줘 상대방의 틸트(평정심을 잃은 상태)를 유도한 액션이었다.

8살 조은우. 포커신동으로 불리는 이 친구는 최근 KMGM 매장들을 다니며 도장 깨기를 하고 있다. “어른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하는 게 좋아요. 앞으로 프로 포커선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당당하게 장래 희망이 포커선수라고 밝힌 조은우군은 지금까지 엄마, 아빠와 함께 여러 대회에 참가했고 우승도 4번이나 했다고 설명했다.

“제 플레이 성향은 루즈 어그레시브입니다. 제가 가진 카드보다는 어른들의 표정을 살피고 포지션과 심리를 이용해 플레이 하는 것이 재밌습니다.”

가족과 함께 7살부터 포커를 시작한 은우군은 유튜브를 찾아보며 빠르게 성장했다. 아버지 조승우 씨와 어머니 강현선 씨는 “부부가 게임을 즐기다가 홀덤이 생각보다 수학적인 확률을 계산하는 부분과 심리적인 대결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거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그 후로 집에서 아이들에게 자세히 알려주면서 아이들 2명과 엄마 아빠 편을 나누어 대결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홀덤 게임을 해서 아이들이 이기면 핸드폰 게임 1시간하게 해주고 엄마 아빠가 이기면 책 1시간 읽는 것으로 홀덤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핸드폰게임을 위해서 엄마 아빠를 이기려하더니 어느새 아이들이 홀덤을 즐기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죠.”

아직 우리나라에 아직 홀덤을 제대로 알려주는 학습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밝힌 은우군의 부모는 주말마다 친구 홀덤유튜버인 ‘어수TV’와 함께 지방을 순회하며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홀덤이 스포츠라는 것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도박 사행성으로 알고 있는데 프로게이머, 체스 선수, 프로 바둑 선수처럼 동일하게 좀 봐주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e스포츠도 스포츠로인식이 되는데 오래 걸렸듯 홀덤도 시간이 지나면 스포츠로 인정될 것으로 생각해요.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으로 할 수 있는 긍정적인 활동이 빨리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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