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후 시범 대국을 하고 있는 김규현 8단(사진=브레인스포츠투데이 DB)
인터뷰 후 시범 대국을 하고 있는 김규현 8단(사진=브레인스포츠투데이 DB)

오목은 아시다시피 가로세로와 대각선으로 5줄을 만들면 이기는 게임이다. 단순한 것 같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기술이나 정석들이 존재하고 있어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오묘하고 재미있는 게임이다. 

바둑과 장기에 프로기사가 있듯이 오목도 프로기사가 있다. 2019, 2020 오목명인전 우승 등 총 17회 우승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오목기사 김규현 8단(41)를 만났다.

그는 2000년부터 활동했으니까 21년 정도 됐다. 대학시절 오목사이트를 알게 되어 빠져 오목기사까지 됐다. 그는 2017년부터 올해 초까지 랭킹 1위였지만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2위로 떨어졌으며, 세계랭킹 23위에 올라있다. 오목계의 바이블로 불리는 ‘불패오목’의 저자이기도 하다. 

Q. 어떻게 오목기사가 됐나? 
2000년부터 활동했으니까 21년 정도 됐다. 대학시절 오목사이트를 알게 되어 빠져 오목기사까지 됐다. 

Q. 오목대회(국내외)와 규칙을 소개하면?
국내 오목대회는 1년에 5~6회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2~3회 정도로 줄었다. 세계대회는 2년마다 열린다.  

일반인들은 보통 바둑판에 많이 두기도 하는데 오목판 규격은 15X15줄로 둔다. 먼저 두는 흑의 유리함을 상쇄하기 위해서 금수라고 하는 규정이 있는데 흑은 3-3, 4-4, 6목, 장목 등은 두면 안되며 백은 이런 것들이 모두 가능하다. 바둑에도 먼저두는 흑이 덤이라는 것을 주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일반인들이 낯설어 할 수 있는 규칙이다. 

Q. 오목의 단급은?
오목은 15급부터 최고 9단까지 있다. 급은 숫자가 낮을수록 실력이 높아지는 것이고, 단은 숫자가 높을수록 실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아마3단 등의 아마추어라는 명칭은 쓰지 않고 급은 아마추어, 단은 프로라고 보면 된다. 

Q. 오목협회에 대해서 소개하면?
대한오목협회가 2002년부터 활동 중이고 내년에 사단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오목을 영어로 렌주(Renju)라고 하는데 국제렌주연맹이 1989년 창설되어 활동 중이고, 세계대회도 2년에 한번씩 개최를 한다. 

Q. 오목인구, 프로기사 현황, 상금규모, 한국선수의 실력수준 등 오목 현황은? 
어릴 때부터 두는 사람을 모두 계산하면 상당한 수가 되겠지만 정해진 규칙대로 두시는 분은 몇 만명은 되지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소속 프로오목기사는 50여명 정도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사는 30여명 정도이다. 

일반대회에서 일정 수준 입상을 하면 기사자격을 주고, 아마최강전을 통해 입단자를 선발하기도 한다. 국내대회 우승상금은 50만원~200만원 정도 수준이며,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인 월드챔피언십은 상금이 없다. 중국은 오목이 발달되어 우승상금 규모가 500~600만원 정도 된다. 

우리나라 오목은 2000년대 초반에는 상당히 강했는데 아시아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적도 있고 월드챔피언십에서도 결선까지 올라갔다. 2010년부터 5~6년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협회 활동을 쉰 적이 있는데 그때 전반적으로 실력이 떨어졌는데 기사들이 노력해서 올라가야죠. 

Q. 오목 발전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여건이 있다면? 
인식의 개선이 중요하다. 오목을 단순한 놀이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다른 보드게임 못지않게 재미있고 심오한 부분이 있다. 그런 점을 많은 분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정부지원도 필요한 부분이다. 중국은 정부기관에서 주도해 대회를 주최하고 프로화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업 후원이 확대된다면 오목이 보급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Q. 한국의 1인자와 세계 1인자를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현재는 기세와 경기력이 좋은 30대의 황도훈 5단이 랭킹 1위에 올라있다. 세계 1위는 일본의 나카무라 시게루 9단이 차지하고 있고, 연세가 60대 초반인데 오목계에서는 천재형으로 불리는 선수다. 17세부터 일본 1위를 차지해서 일본 명인전, 세계대회도 여러 번 제패해서 상당히 재능이 많으신 분으로 알고 있다. 

Q. 평소 오목을 두지 않을 때 하는 취미 같은 것은? 
어릴 때는 농구 같은 것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프리미어리그를 즐겨 본다. 장기는 어릴 때 잘 둔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오목을 시작하면서 하나에 집중하다 보니 지금은 잘 두지 않는다. 바둑은 대학 때 기우회 활동을 잠깐 했는데 잘 두는 편은 아니고 6~7급 정도 된다. 

Q. 바둑이나 장기에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열풍이 부는데 오목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있는가?
이신 프로그램, 카타고 등이 나와 있다. 공부에 사용도 하지만 대회에서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선수도 간혹 있어 문제점도 발생하지만 장점도 있다. 오목은 2018년~2019년까지는 인간이 더 우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그 이후 역전이 됐다. 지금은 인공지능이 대체로 강하다. 

Q. 인공지능으로 공부하는 방법,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종종 인공지능으로 공부한다. 오목은 선수들이 애용하는 ‘주형(오목에서 초반 흑-백-흑 3수까지의 형태를 말하며 총 26가지의 주형이 있다)’이 정해져 있는데 자신있는 주형으로 뒀을 때는 승률이 높은 편이지만 약한 주형으로 두면 떨어지는 편이다. 

Q. 10년 후 국내에서의 오목환경은 어떻게 예상?
오목의 장점은 배우기 쉬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지금보다는 더 발전해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사단법인이 자리를 잡으면 지원이나 제도적 확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5~10년 정도 지나면 상금규모가 있는 대회들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바둑, 장기, 체스 등 다른 보드게임에 대한 평가 및 오목의 특색?
두뇌개발이나 치매예방 등은 다른 보드게임과 비슷한 것 같다. 속도감이 가장 빠른 게임으로 단 한수에 승패가 역전되는 경우도 많고 한수를 둘 때마다 승패의 반전이 있을 정도로 한수의 가치가 다른 게임보다 훨씬 크다. 

Q. 나에게 오목이란?
20대부터 인생에 함께 해온 동반자이기에 친구 같다. 

끝으로 오목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주문에 그는 "처음에는 많이 둬 보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은 오목 어플도 많으니까 열심히 해보고 재미를 들이면 정석들도 배우고 연구도 하면서 단계를 올리면 된다. 또 유튜브나 오목 강좌책 등도 있는데 이런 것을 통해 배워도 되고 자신감이 붙으면 대회에도 출전하면 레벨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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